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20일 오후(한국 시각) 홋스퍼 웨이에서 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 부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투도르 감독은 오는 22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스널과의 데뷔전을 앞두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 한국 시각 기준 킥오프: 2월 23일(월) 새벽 1시 30분
토트넘에서의 첫 며칠을 즐겼나?
"즐기지 않았다. 나는 즐기러 온 게 아니라 일하러 왔기 때문이다. 즐거움은 잠시일 뿐이다. 그 뒤엔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전에도 말했듯 이 멋진 클럽에 오게 된 건 특권이다. 나는 현재 이 클럽과 팀, 그리고 팬들이 필요로 하는 일들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매우 집중하고 있다. 그 부분에만 몰두하고 있다. 질문하신 '즐거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감독직을 수행에 어려움은 없는가?
"다들 아시다시피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그중에는 중상자도 포함된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물다. 오늘도 단 13명의 선수로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현실이 이렇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이 고비를 넘기고 결과를 내면 더 가치 있는 도전이 될 것이다. 확실한 건 우리에겐 13명의 선수가 남아 있고, 일요일 경기에서 목표를 달성하기엔 충분한 숫자라는 점이다. 이번 경기의 중요성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북런던 더비인 만큼 모두가 우리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부임 후 첫 훈련을 진행하며 세운 목표는 우리가 진정한 의미의 팀이 되는 것이었다.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싸우고, 뛰며, 단단한 정신력을 갖춘 그런 팀 말이다. 이게 시작이다. 전술적으로도 많은 준비를 했다. 공을 소유했을 때와 아닐 때, 전방 압박을 할 때와 라인을 내릴 때 등 우리가 지켜야 할 구체적인 약속들을 만들었다. 많은 공을 들였지만 결국 그 시작은 정신력이다.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이전 구단들에서 부임 직후 곧바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모르겠다. 그저 내 일을 할 뿐이다. 특별한 건 없다. 내가 중요하다고 믿는 것들을 실천할 뿐이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감독마다 결과를 내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고, 나 역시 내가 최선이라고 믿는 스타일이 있다. 하지만 리그는 물론 클럽마다 성격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그 방식이 늘 같을 수는 없다. 구단마다 선호하는 축구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세상 어디에나 문제는 존재한다. 세계 최고의 구단이라 해도 3부 리그 팀과 마찬가지로 나름의 고민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핵심은 그런 문제들을 얼마나 빠르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해내야 하는 일이다"
일요일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부임 첫날부터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우리에게 주어진 세네 번의 훈련 세션 동안 지체할 시간이 없었기에 곧바로 매우 구체적인 지시들을 내렸다. 훈련 프로그램을 짤 때도 기초적인 원칙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단기간에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식들을 택했다. 물론 이 짧은 훈련만으로 큰 변화를 끌어내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분명 무언가는 보여줘야 하고 또 보여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선수들이 아주 적극적이고 의욕적으로 모든 훈련에 임해주고 있다. 출발이 좋다"
팀의 전술적 틀을 짜는 과정이 쉬웠나 아니면 어려웠나?
"선수가 부족하면 당연히 더 어렵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명단을 짜기 쉽다는 면도 있다. 구단 채널에서도 말했듯 전술 시스템은 언제나 팀의 스타일과 정신력이 정립된 다음에 고민할 문제다. 아시다시피 경기 중 선수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위치를 바꾼다. 포메이션은 시작점일 뿐이다. 중요한 건 그 이후에 일어나는 선수들의 움직임과 유연한 위치 변화다. 특히 공이 없을 때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핵심이다.결국 내가 가진 선수들의 특성에 맞춰 전술을 선택해야 한다. 가령 뛰어난 윙어가 있다면 윙어를 활용하고, 훌륭한 공격수나 미드필더가 있다면 그에 맞게 판을 짜는 식이다. 시스템은 가장 나중에 생각해도 될 문제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앞서 말했듯 진정한 팀이 되는 것이다. 자신만이 아니라 서로를 돕기 위해 헌신하는 집단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내게는 기본이다. 그 바탕이 마련되어야 선수들이 가진 기량이 발휘될 수 있다. 우리 팀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고, 내가 흔히 표현하는 좋은 엔진, 즉 잘 뛸 수 있는 다리를 가진 선수들로 가득하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이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인 토대부터 다져야 한다"
일요일 경기에 부상 복귀하는 선수가 있나?
"아마 없을 것이다. 솔란케가 목 통증으로 고생했지만, 다행히 오늘은 훈련의 일부를 소화했다. 그 외 다른 부상자들은 아마 다음 주쯤 되어야 복귀 소식이 있을 것 같다"
토트넘을 거쳐 간 크로아티아 거물들의 역사를 잇게 되었다. 소감이 어떤가?
"가장 친한 친구인 스티페 플레티코사 골키퍼가 토트넘에 있었다. 크로아티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루카 모드리치 또한 이곳에서 활약했다. 당연히 좋은 기억들이 많은 클럽이다. 10~15년 전 일이라 시간이 꽤 흐르긴 했지만, 이들의 뒤를 잇게 되어 기쁘다"
유벤투스 시절 라두 드라구신과 함께 했었나?
"맞다. 당시 드라구신은 유망주로 합류했던 시기였다. 드라구신을 보자마자 재능이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 그때도 이미 기량이 훌륭했다. 지금도 여전히 젊지만, 4~5년 전의 모습과는 확실히 다르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도 짧게나마 인연이 있었나?
"그렇다. 내가 로메로를 아탈란타로 보냈다! (웃음) 농담이다. 로메로가 내게 '감독님이 저를 내보내지 않았느냐'고 묻길래 절대 아니라고 답해줬다. 그는 아탈란타로 가서 환상적인 커리어를 쌓았고,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다"
리더십 그룹과 나눈 첫 대화는 어땠나?
"조금 전 말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정 주제만 골라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배제하는 식이 아니라, 팀의 전반적인 모든 것을 아우르는 대화였다.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는 물론,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할 구체적인 모습과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소통해야 한다. 선수들은 감독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한 지침을 얻길 바라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과 가치관, 그리고 우리가 지향하는 축구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 중이다"
아스널전 주장은 누가 맡게 될 것인가?
"일요일이 되면 알게 될 것이다"
토트넘이 강등권 경쟁 중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건 중요하지 않다. 더 명확히 말하자면, 강등권 탈출이든 우승 다툼이든 유럽 대항전 진출권 경쟁이든, 그 모든 순위는 주중에 무엇을 해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일요일 경기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며, 결과는 늘 과정에 따른 보상일 뿐이다. 강등권이라거나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식의 생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목표들은 아직 멀리 있을 뿐이다. 나는 결과나 시즌이 끝날 때 무엇을 이뤄야 하는지에 대해 결코 말하지 않는다. 그런 방식은 믿지도 않는다. 내가 믿는 건 '오늘의 훈련'뿐이다. 선수들도 오직 훈련에만 집중하기를 바란다. 나는 훈련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선수들과 일대일로 마주하며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지지와 애정, 구체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을 뿐이다. 내가 하는 일은 그게 전부다. 리그 순위는 그 과정 끝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일 뿐이다"
선수들이 감독의 이런 생각을 잘 받아들인 것 같나?
"승점 차이가 5점이든, 10점이든, 혹은 2점이든 우리의 태도는 한결같아야 한다. 우리가 진정한 팀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자 과정이다. 그러니 이 과정에 집중하며 우리가 어떤 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함께 지켜보자. 순위표 위아래를 훑어보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독으로서 나는 매일 선수들을 돕고, 선수들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오직 우리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일요일 홈 경기를 앞두고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 선수들에게는 팬들의 응원이 절실하다. 이번 경기는 다시 시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토트넘 팬들이 선수들에게 보내는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익히 들었다. 팬들이 우리를 지지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또한 팬들에게 우리가 이 팀을 얼마나 아끼는지, 얼마나 즉각적인 변화를 원하는지 경기장에서 증명해 보이겠다"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없다는 점이 영향을 줄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축구는 어디나 똑같다. 11대 11로 싸우고, 심판이 있고, 오프사이드가 있다. 모든 게 다 똑같다. 물론 리그마다 다른 점들이야 있겠지만, 나는 이미 구단을 알고 있고 내부 스태프들도 잘 안다. 세부적인 디테일들은 몇 달이 지나면서 훨씬 더 잘 알게 되겠지만, 결국 본질은 축구다. 경기장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 선수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2022년에 마르세유를 이끌고 토트넘을 상대한 적이 있다. 당시 기억은 어떤가?
"우리가 져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두 경기 모두 훌륭했다. 마르세유를 이끌고 치렀던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정말 멋졌고 경기장 분위기도 환상적이었다고 기억한다. 결과적으로 패배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에 남아있을 거라고 얼마나 확신하나?
"확신? 100퍼센트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