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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베르통언 인터뷰 5부 | 은퇴와 새로운 도전, 그리고 팬들을 향한 진심

Fri 20 February 2026, 10:30|Tottenham Hotspur

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얀 베르통언이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가족과 함께 주말 동안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다시 찾았다. 베르통언은 '더 데어 스카이워크'를 체험하고 하프타임에 팬들 앞에서 인사를 전했으며, 맨체스터 시티에 0-2로 지다가 2-2 무승부를 거둔 경기를 관람했다. 또한 구단 리포터이자 토트넘 팬인 벤 헤인즈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베르통언은 토트넘 소속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0경기 이상 출전한 단 17명의 선수 중 한 명이고, 유럽 대항전 50경기 이상 출전 기록을 보유한 10인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2007년부터 2024년까지 벨기에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157경기에 출전해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18 FIFA 월드컵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료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강력한 중앙 수비 조합을 구축한 베르통언은 2015/16 시즌부터 네 시즌 동안 리그 152경기 중 120경기에 출전했다. 이 시기 토트넘은 리그에서 3위, 2위, 3위, 4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또한 리버풀과 맞붙은 2019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기까지 총 13경기 중 10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특히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16강 1차전에서는 3-0 완승을 이끄는 득점과 함께 역대급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인터뷰 5부 | 은퇴와 새로운 도전, 그리고 팬들을 향한 진심

은퇴 생활은 어떤가? 다시 뛰고 싶지는 않은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즐거운지 궁금하다.

"은퇴해야만 했던 그 상황이 내게는 오히려 정말 큰 행운이었다. 가야 할 길이 아주 명확했기 때문이다. 안더레흐트가 재계약을 거부했다거나, 내 기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내보낸 게 아니었다. 후련한 마음이 컸다. 지난 시즌 내내 대여섯 경기밖에 못 뛸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았는데, 그 상태로 계속 버티며 싸우는 게 정말 힘겨웠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는 어땠나?

"몸이 무너지니 정신적으로도 한계가 왔다. 당시 나는 팀의 주장이었고 구단은 내게 연봉을 지불하고 있었다. 팬들과 회장, 감독, 그리고 동료들에게 책임감을 느꼈지만 내 몸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 사실이 정말 괴로웠다. 내가 선발로 나선 마지막 경기에는 가족들이 와 있었다. '오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후에 딸과 정말 소중한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 울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나지 않았다. 발목과 아킬레스건 통증을 뒤로하고 피치를 빠져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홀가분했다. 그날 이후로는 줄곧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물론 여기 토트넘에 와서 경기장과 훈련장을 둘러보고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니 그때가 그립기는 하다. 오늘 차를 타고 같이 온 아들들에게도 "너희가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나서 아빠가 여기서 뛰는 걸 직접 봤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안더레흐트나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내 모습을 보긴 했지만, 이곳 토트넘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훨씬 더 특별했을 것이다"

지도자의 길을 준비 중인 거로 안다. 직접 경험해 보니 어떤가?

"자격증은 땄지만, 아쉽게도 당분간 그 길을 갈 생각은 없다. 옆에서 지켜보니 감독이라는 자리는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매달려야 하는 일이더라. 이런 말을 하는 게 조금 조심스럽지만, 내가 꿈꾸는 좋은 아빠와 남편의 모습, 그리고 지도자라는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이 안 된다. 다들 그걸 어떻게 다 해내는지 모르겠다. 분야나 종목을 막론하고 지도자의 삶은 인생 전체를 통째로 바쳐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니까. 이번 주말만 해도 나는 런던과 토트넘에서 시간을 보냈다. 선수일 때도 이런 여유는 힘들지만, 감독이라면 아예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누리는 이런 소소한 즐거움들이 너무 소중하다. 물론 나도 일은 하겠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자격증을 딴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아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팬들과 다시 만나는 이 순간이 본인에게 얼마나 특별한가?

"정말 특별하다. (내가 토트넘을 떠날) 당시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첫 번째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시기였고, 나 역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이었는데, 유럽 대항전 진출권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감독님은 나를 기용하지 않았다. 당시 내 상황을 고려하면 그게 맞는 결정이었다. 관중도 없었고 원정 경기였기에 딱히 서운한 마음은 없었다. 그 뒤로 5년을 더 뛰었지만, 주말 경기 일정과 유럽 대항전 스케줄 때문에 다시 이곳을 찾을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돌아와 팬들과 재회하는 시간이 정말 뜻깊고 특별하다"